[ 2009-01-08 09:52:13 ]
CBS사회부 이완복 기자
병원들이 안전성 문제로 사용이 중지된 약 등을 처방해 환자들이 약제비로 250억 원을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2007년 일부 대학 병원과 의원 등에서 처방한 원외약품비 6조 7천여억 원 중 0.37%인 247억 원어치가 동일성분을 중복 처방하거나 투여 금기된 약품이라고 8일 밝혔다.
일부 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안전성 문제로 사용을 중지한 약까지 대거 포함됐다.
서울의 A 의원은 감기와 알레르기성 두드러기 환자에게 뉴바른정 50mg을 처방했다. 그러나 뉴바른정은 식약청이 안전성 문제로 사용 중지한 약품이다.
또한, B 의원은 과 백선 환자에게 ‘스포라녹스 캅셀’과‘콜레스논정’을 동시 처방했으나 이들 약품은 병용 금지된 것이다.
심지어 C 의원은 2살 이하 환자에게 사용할 수 없는 ‘케로민 주사’를 1살에게 투여했고, 임신부에게 처방할 수 없는 졸민정을 환자에게 투여했다.
서울의 D 대학 병원은 같은 날 내과와 신경외과에서 한 환자에게 만성위궤양 등으로 사용되는 ‘스티렌’을 중복으로 처방했다.
E 병원은 다발성 처방약인 ‘뉴로패시드오’를 관절염 환자에게 투여하는가 하면, 세균감염성 질환에 사용될‘세프로질정’을 환자에게 처방했다. 결국 환자들은 의료기관의 부적절한 처방으로 먹으면 안 될 약을 먹으면서 약제비까지 고스란히 부담한 셈이다.
심평원 관계자는국민들이 약제비를 부담한 것보다 안전성 문제로 투약이 금기된 약을 복용한 것이 더 심각하다라며 “과잉과 부적절한 처방을 막기 위해 제도적인 장치와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식약청이 공고한 약제는 사용상 주의를 요한 것이지 절대적인 처방을 금기한 것은 없다”면서 “환자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약을 처방하는 경우도 연간 50만 명이나 된다며, 현실을 무시하고 행정적인 논리를 적용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금기된 약품이 공고되면 전산시스템에서 경고 메시지가 뜨지만, 전산입력이 늦어지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누수현상”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해 8월 부적절한 과잉처방에 따른 부담 주체를 명확히 규정하고 부당한 약제비의 환수할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의견 차로 표류하고 있다.
